[정원산책] 긴카쿠지(銀閣寺)와 철학의 길
[정원산책] 긴카쿠지(銀閣寺)와 철학의 길
  • 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
  • 승인 2017.02.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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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
긴카쿠지(銀閣寺)는 교토 히가시야마(東山)의 죠도지야마(淨土寺山)에 위치한다. 쿄토의 다른 사찰과 달리 입구 경사로 양옆에는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해서 상가 분위기를 낸다.

8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마사는 무로마치 시대인 1467년부터 1477년까지 계속된 내란으로 전국시대(센고쿠 시대)가 시작되는 계기가 된 오닌의 난이 일어나자 文明 5년(1473년)에 쇼군을 그만두고 학문과 예술에 세계에 은닉하기에 이른다. 서화 감상, 와카, 렌카, 다도, 노가쿠(能楽) 등에 심취했다.

그 중에서도 정원 조영에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다. 특히 그가 좋아한 정원은 사이호지였다. 쇼군이었던 寛正 3년(1462년)부터 착수한 다카쿠라 어소의 정원 조성 이후 사이호지를 모델로 다시 한 번 정원을 조성한 것이 동산전(東山殿)이며, 이곳이 현재의 긴카쿠지(銀閣寺) 정원이다. 동산전은 사이호지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 아니라, 히가시야마라는 입지를 최대한 살려서 사이호지의 건물 구성이나 연못의 형태를 옮겨왔다.

동산전은 사이호지와 같이 크게 상하 2단으로 나눠 구성됐다. 요시마사는 선의 수행도량인 사이호지의 상부 정원을 모델로 하면서도, 새롭게 다도를 위한 공간으로서 정원을 동산전에 만들었다. 이러한 정원은 이후 와비차의 성행 속에 로지(露地)라고 하는 다정(茶庭)으로 발전해 간다.

요시마사는 동산전(東山殿)의 완성을 보지 못한 채 붕어하자, 이곳은 유언에 따라 선종사찰로서 요시마사의 법호를 따라 지쇼지(慈照寺)로 개칭된다. 이후 전란에 의해 절은 황폐하고, 명석인 구산팔해석(九山八海石)도 반출되어 버리지만, 慶長 20년(1615년)에 수복된다. 이때 연못과 정원이 개수되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그 배치와 석조가 바뀌었다고 추정된다.

▲ 긴카쿠지 향월대·은사탄(向月台·銀沙灘)
현존하는 동산전 창건 당시의 건물로는 은각(銀閣:사리전)과 동구당이 있다(국보國寶). 宝暦 4년(1754년) 󰡔산성명적순행지(山城名跡巡行志)󰡕에는 동구당은 원래 방장의 남쪽, 은각의 동쪽에 있었다는 기록이 보이는데, 이곳은 지금의 향월대·은사탄(向月台·銀沙灘)이라고 하는 성사(盛砂:모래를 쌓아 올린 정원 의장) 부근에 해당한다. 현재의 방장은 寛永 연간에 건립된 것이며, 동구당의 위치는 향월대(向月台) 부근이었다고 볼 수있다.

교토의 긴카쿠지 근처에는 데츠카쿠노미치(哲学の道)라는 산책길이 있다. 데츠카쿠노미치는 철학의 길이란 뜻인데, 은각사 옆구리에서 시작해서 남선사까지 이어진 2㎞ 정도 길이다. 구불구불한 수로를 따라 심어진 벚나무 가로수길은 어느 계절에도 좋지만 특히 벚꽃이 만개하는 봄철에는 장관을 이룬다. 교토대학 인근에 있는 이 길 이름은 교토대학교의 교수이자 철학자인 니시다 기타로(1870~1945년)가 이곳에서 산책을 즐겼으며, 철학의 길이라 불리게 됐다 한다.

교토대학에 노벨상 수상자가 많은 이유를 사색을 만끽할 수 있는 이 길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도 한다.

▲ 철학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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