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무한도전자 황진이 “한국-라틴 잇는 가교 될 터”
아르헨티나 무한도전자 황진이 “한국-라틴 잇는 가교 될 터”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6.12.1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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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 소개하는 개인방송, 두 달 만에 구독자 2만명 육박

방송인, 법률전문가… 내 안의 엔진, 절대 멈추지 않아
독특한 스페인어 교수법 ‘스페인어 리더십 스피킹’ 개발

▲ 최근 개인방송 일에 집중하고 있는 황진이 씨는 한국과 라틴아메리카를 잇는 가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동포사회에서 그녀를 모르면 간첩! 그녀는 ‘아르헨티나 한인 이민 50주년 기념행사’, ‘아르헨티나 한인상공인연합회 세미나’ 등 한인사회 각종 굵직한 행사 사회를 도맡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 지상파 방송 메인앵커와 국제뉴스팀장을 역임했기에 한인들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방송인이다.

8살에 부모님을 따라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간 1.5세 황진이 씨는 최근 주아르헨티나대사관이 주최한 세미나에 ‘스페인어 전문가’로 초청돼 ‘스페인어 리더십 스피킹’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국립방송학교(ISER) 한인 최초 수석입학·수석졸업에 이어 국민방송 텔레페(Telefe) 메인앵커, CNN IN SPANISH 아시아 분석가 등을 거친 그녀는 전문 언론인이다.

또한,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대학교 법과대학(UBA)에서 변호사 및 미디어법 과정, 뉴욕대학교 로스쿨 석사과정 등을 마치고 유수의 로펌에서 활동한 그녀는 법률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활동, 남미 K-POP경연대회 심사위원, ‘2013년 세계한인의 날 축제’ 진행, 기업 종합 컨설팅 등 그 주요 경력들을 열거하다보면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그 정체가 몹시 궁금해 이메일로 물어봤더니 “영어로 하면 ‘연쇄 도전자(Serial Challenger)’라고 할 수 있을까요?”라고 답했다. 황진이 씨는 ‘새로운 도전이 계속 필요한 사람’, ‘끊임없이 무한도전’을 하는 21세기형 시시포스(Sisyphus)처럼 보인다. 시시포스가 무한 반복되는 형벌을 받는 반면에 황 씨는 이러한 무한도전을 무척이나 즐기는 듯하다. 그녀는 “내 안의 ‘엔진’이 이렇게 매번 도전하면서 움직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아르헨티나 최초의 아시아 여성 앵커로 활약했던 황진이 씨는 과거 국내외 언론에서 집중 조명된바 있다.

스스로도 명쾌하게 자기소개하기가 쉽지 않다는 황 씨는 “지금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일은 개인방송”이라고 전했다. 개인방송 ‘진이채널(JiniChannel)’은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시청자)의 취향에 맞춰 한국 관련 콘텐츠를 제작·소개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뷰티, 패션, 음식과 더불어 한글까지 가르치고 있다. 그녀의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jinichannel)을 구독하는 사람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현재 1만 8,000여명을 넘어섰다.

황 씨는 “아직까진 한국인이 유창한 스페인어로 한국을 소개하는 방송이 많지 않은데, 그래서 그런지 두 달 만에 반응이 아주 좋다”고 자랑했다. 그가 개인방송을 시작하게 된 것은 5년 전부터 해외문화홍보원이 주최하는 K-POP 경연대회 심사위원을 하면서 현지 한류 팬들의 관심사와 취향을 알게 됐고, 그들의 흥미를 돋우는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들을 소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 황진이 씨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개인방송 ‘진이채널’(www.youtube.com/jinichannel).

또, ‘스페인어 마스터’인 그녀는 스페인어 수업방법으로써 ‘스페인어 리더십 스피킹’이라는 콘셉트를 고안했다. “한국 사람으로서 외국어 스페인어를 배웠고, 스페인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는 일을 하게 됐다. 특히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자신감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리더십’이라는 요소를 결합시켰다”고 자신이 개발한 스페인어 교수법을 소개했다. 황 씨의 스페인어 수업방법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스피치를 자주하는 경영인, 법조인 등에게도 주목 받았고, 그녀로부터 스페인어 코칭을 받은 전문직 종사자들도 꽤 많다고 한다.

중남미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고, 브라질을 제외한 중남미 대부분의 국가에서 스페인어가 제1언어로 사용되고 있기에 앞으로 스페인어에 대한 열기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 씨는 “만약 스페인어를 배우신다면, 발음, 변조, 몸짓에 신경 쓰라고 말하고 싶다”며, “라틴문화는 아주 표현력이 강하다. 몸으로, 목소리 톤으로도 소통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로, 황 씨가 처음 뉴스 앵커로 데뷔했을 때 한국의 방송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뉴스 프로그램에 초대를 받고 인터뷰를 했는데, 한국의 여느 앵커와는 달리 그녀의 표정이 너무나 변화무쌍해 담당 앵커가 “표현력이 지나치게 강하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맏딸인 황 씨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을 따라 다니다 보니 이민자들의 고된 삶을 일찍 체험했다. 낯선 외국에서 현지인들과 경쟁하며 방송인의 꿈을 꾸는 것은 결코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었다. 스페인어를 외국어로 배운 사람이 원주민들과의 경쟁에서 인정받으며 성공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지만, 오히려 그 차이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2,500여명의 학생들이 입학시험에 응시했는데, 오직 황 씨 홀로 동양인이었다. 그녀는 “이것이 오히려 교수님(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믿었고, 실제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녀는 “앞으로 라틴아메리카에 한국을 소개하는 방송채널을 더 키우고, 한국과 라틴을 연결하는 ‘가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활동을 비롯해 한인사회의 각종 행사를 진행해 온 황진이 씨는 아르헨티나 한인사회의 마당발이라 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 최근 ‘스페인어 리더십 스피킹’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황진이 씨가 추종연 주아르헨티나대사를 비롯한 대사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사진제공=주아르헨티나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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