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의 도시 로마에 한국문화원 설립됐어요”
“역사·문화의 도시 로마에 한국문화원 설립됐어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6.12.0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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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용준 주이탈리아한국대사

▲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국경지대의 돌로미테에서 이용준 대사가 사진 촬영을 했다. 돌로미테는 알프스의 동쪽 끝자락, 고도 3000미터 지점에 있다.
이용준 주이탈리아한국대사의 페이스북 배경은 이탈리아 돌로미테 지방의 사진으로 장식돼 있다. 지난 5월 해발 3,000미터의 돌로미테를 방문했을 때 촬영한 사진이란다. 신이 깎아놓은 듯한 산과 절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알고 보니 알프스산맥이다.

알프스하면 스위스에만 있다고 생각하기 십상인데, 이탈리아의 돌로미테도 알프스에 속한다는 것이다. 지난 11월 월드코리안신문의 베스트공관장으로 선정된 이 대사와 최근 이메일 인터뷰를 하면서 이탈리아의 매력에 대해 묻자, 그의 답변은 이랬다.

“이탈리아의 매력은 너무 많아서 다 열거하기가 곤란합니다.”

▲ 이용준 주이탈리아한국대사.
장구한 역사, 전국 방방곡곡 어디에서나 발에 밟힐 정도로 많은 문화재와 예술품, 각 지역마다 가진 특별한 풍치와 맛이 있는 곳이 이탈리아라고 했다. 지방마다 어김없이 그 지방 특유의 훌륭한 음식과 와인이 있으며, 자연경관도 매우 빼어난 곳이 이탈리아인데, 동북부 오스트리아와 접경 지역이며 알프스 끝자락인 돌로미테의 경치는 스위스 알프스보다 더 아름답고 현란하다고 그는 설명한다.

이렇게 역사가 깊고 문화가 다양하며 아름다운 나라인 이탈리아. 그런데 이상한 점은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한인수가 4,000여명뿐이라는 것이다. 같은 유럽 권인 영국(4만여명), 프랑스(1만5,000여명)보다 훨씬 적고 네덜란드(2,600여명), 오스트리아(2,400여명), 스위스(2,400여명) 등과 비슷하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영국인이나 프랑스인에 비해 가족과 출신 지방에 대한 애착이 지대하고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 국민이 취업이나 사업 등을 통해 이탈리아 사회 내에서 정착하는 것이 쉽지 않았으며 현재도 그러한 장애가 있다 보니 교민사회 확대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 대사에 따르면, 이탈리아 교민사회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였다. 신부, 수녀 등 종교인들이 유학을 오면서였다. 60년대 중반 이후 80년대까지는 태권도 등 운동종목의 교민들이 이주해왔고, 80년대 이후에는 성악 등 예능계 유학생들이 증가했다.

현재는 이들 유학생들이 정착해 교민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고 이 대사는 설명했다. 주로 로마에 있는 교민들은 관광업에, 밀라노 교민들은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 대사는 지난해 5월 이탈리아대사로 부임했고 그해 6월 이탈리아 대통령궁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했다. 다음은 이용준 대사와의 일문일답.

- 올해 대사관의 주요활동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큰 자랑거리는 역시 한국문화원의 설립입니다. 위치와 프로그램 구성이 탁월하여 단연 인기가 높고, 내년 초 한식강좌, 한글강좌 등 다양한 한국배우기 강좌들이 개설되면 폭발적인 인기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건축물과도 아주 잘 어울리는, 너무나 아름다운 문화원이라며 이탈리아 정관계 인사나 타국의 외교관들이 칭찬하고,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내실 있는 운영으로 그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 주이탈리아한국문화원(원장 이수명) 본관 전경.[사진제공=문체부]
- 문화원이 설립된 것은 의미가 깊습니다. 그런데 왜 이제야 이탈리아에 한국문화원이 설립됐을까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었겠지요. 2014년 양국 정상회담과 2015 밀라노엑스포 한국관의 성공적인 운영 이후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문화원이 설립돼야 한다는 양국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 지난 12월1일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사관이 지난 1년간 큰 공을 들여 준비해 온 행사입니다. 이탈리아에서 기업 활동을 하고 있는 37개 우리기업, 60명 인사들이 이탈리아 측의 68개 주요 기관, 110명의 참석자들을 만나 기업 간 상담을 실시했습니다. 총 200여건의 상담이 진행됐는데요, 이탈리아 전력회사, 석유회사, 조달본부 등 대형 바이어들이 대표를 파견했습니다.”

▲ 이탈리아대사관은 지난해 말부터 이탈리아 주요 지방과 한국간의 교류협력 증진과 교민사회 지원을 위해 제노아, 피렌체, 나폴리 3개 거점도시에 명예영사관을 신설 중이다. 사진은 지난 9월30일 열렸던 피렌체 명예영사관 개관식.
- 대사님은 올해 로마 호감상을 받았습니다. 이 상은 어떤 상인가요?

“로마 호감상(Premio Simpatia) 시상식은 로마 시청이 매년 주최하는 행사입니다. 이탈리아의 정치 경제·사회·문화예술 등 각 분야에서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수행한 이탈리아 국민들과 단체, 또는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상입니다. 주최 측에서는 제가 2015년 밀라노 엑스포에서 한국관이 성공적으로 설치·운영되도록 지원하고, 한국문화원을 로마에 설립하도록 결정하는 등 한국문화를 로마를 포함한 이탈리아 전역에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샀습니다. 여배우 소피아 로렌, 유명 영화감독인 페데리코 펠리니, 전 대통령인 산드로 페르티니 등 쟁쟁했던 분들이 이 상을 수상했습니다.”

▲ 이용준 대사는 6월17일 이탈리아 대통령궁에서 세르조 마타렐라(Sergio Mattarella)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하고, 한국-이탈리아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 및 인적교류 활성화 등 양국간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사진제공=주이탈리아한국대사관]
- 대사관이 교민사회와 함께 하는 사업이나 행사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우리 기업들의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한-이 비즈니스 포럼’을 연 2회 개최하고 있습니다. 폭넓은 네트워크 구축 등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행사에서는 우리 음악인들과 한식을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 이탈리아에는 진출한 청년음악인들로 결성된 ‘청년음악인연합회’와 여러 차례 음악회를 개최했습니다. 최근에는 로마 한국주간 행사에서 오페라 ‘라보엠’을 공연하기도 했습니다.”

◇이용준 주이탈리아대사= 1979년 제13회 외무고시 합격, 1992년 주미한국대사관 1등 서기관, 1996년 외무부 북미1과 과장, 2007년 중국 북경대학교 국제관계학부 객원연구원, 2010년 주말레이시아한국대사관 대사, 2013년 경기도청 국제관계대사, 2015년 주이탈리아한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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