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룡 전 단장 “민단의 전통은 ‘자주’ 정신!”
정해룡 전 단장 “민단의 전통은 ‘자주’ 정신!”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6.11.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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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 초대단장이 남긴 가장 큰 공적”… 해외교포문제연구소 주최 포럼서
▲ 정해룡 전 재일민단 단장(제40대).

정해룡 전 재일민단 중앙본부 단장(제40대)은 “한때 재일동포사회를 대표했던 재일본조선인연맹(조련)이 총련계와 민단계로 갈라지며 결별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신탁통치’에 대한 의견대립이었다”고 설명했다. 총련은 신탁을 찬성한 반면에 민단계는 반대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민단 초대 단장이었던 박열은 어떤 정당이나 계파에 소속되기 보다는 시종일관 노동자를 비롯한 동포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하고자 했다”며, “박열 단장이 민단에 남긴 가장 큰 공적은 자주(자율)정신에 입각해 공동체 번영을 추구하는 ‘자치단체’로 성장하자는 철학으로, 이는 민단의 전통이 됐다”고 강조했다.

정 전 단장은 사단법인 해외교포문제연구소(이사장 이구홍)가 민단 창단 70주년을 기념해 지난 11월17일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포럼에서 토론자로 나서며, 해방 이후 신탁통치문제로 좌우대립이 격화돼 반공청년을 중심으로 하는 구성원들이 ‘조련’에서 이탈해 민단이 창단되는 과정 등을 설명했다.

정찬진(丁贊鎭) 17~19대 단장이 부친인 정해룡 전 단장은 아나키스트이자 민족주의 계열이었던 박열과 공산주의자였던 김천해의 갈등과 재일동포사회의 분열을 설명하며, “김천해는 조련 내에서 제1의 혁명투사로 뽑히는 인물로 해방 후에도 일본공산당 집행부 간부로 활동했다”고 말했다. 또, 신탁통치에 따른 분열과 관련, “소련과도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초창기 신탁통치에 대한 첨예한 대립으로 재일동포사회가 갈라진 역사를 반추하고, 박열 단장이 남긴 위대한 정신으로 민단 선언문에 담긴 자주정신을 되새겨야 하다는 것이 그의 주된 의견이다. 특히, 정치이념을 넘어 동포사회 통합과 권익향상을 위해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성찰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이날 포럼에 나온 참가자들의 주장이었다.

▲ 이구홍 (사)해외교포문제연구소 이사장(가운데)이 ‘권일과 김재화를 중심으로’ 펼쳐진 헤게모니 쟁탈전이 이후 민단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 오른쪽은 임삼호 재일민단 중앙본부 부단장.

이날 포럼 제2세션에서는 초대부터 5대 단장을 지낸 ‘박열’만큼이나 독특한 경력을 지니며, 민단의 활동과 역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 권일(25·26·28·29대 단장)과 김재화(9·10·13·14·15·16·20·21대 단장)에 대한 인물분석이 있었다. 발제자로 나선 이구홍 이사장은 71년 권일과 김재화계(系)가 민단에서 벌인 헤게모니 쟁탈전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이구홍 이사장은 “권일이 부정적이며 적극적인 인물이었다면, 민단의 자율성을 강조했던 김재화는 긍정적이지만 소극적인 인물”이었다고 분석했다.

토론자로 나선 임삼호 부단장은 일제 강점기 만주에서 법관생활을 했던 권일이 친일파라는 부정적 평가도 있지만 그의 부친은 독립운동가였다며, 김재화가 민단 지방조직을 구축한 공로가 있다면 권일은 중앙위원회 체제를 만듦으로써 민단을 안정화시키고 근대적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고 평가했다. 자신을 민단 내 소수파로 소개한 임 부단장은 앞으로 재일동포사회가 화합하기 위해서는 일본국적, 조선적 동포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할 뿐만 아니라 조선족동포, 신정주자들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주철기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참석해 축사를 했고, 재일민단 전·현직 임원들과 한동만 재외동포영사대사를 비롯해 재외동포재단 및 국내외 동포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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