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박물관과 타워 전망대 등이 있는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로 유명한 도쿄 시부야구 에비스(恵比寿)에서 살고 있는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 아이돌 그룹 멤버로 활동해왔다. 지금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잠시 쉬고 있지만, 어릴 적부터 소망했던 가수의 꿈을 이루고자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오디션을 볼 계획도 갖고 있다.
재단법인 세계한민족공동체재단(총재 김덕룡)이 주관하는 ‘제4차 세계한민족청년지도자대회’에 참가한 정승훈(일본명: 야마모토 쇼군)씨는 30여명의 재외동포 차세대 모국 방문단 중에서 유일하게 일본에서 온 재일동포 차세대이다.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두고 있기 때문인지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기(國技) ‘태권도’를 체험하고자 세계 각지에서 온 모국 방문단과 함께 지난 10월25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있는 국기원을 방문한 승훈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5살 때 일본으로 건너갔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오래 살았지만, 음식도 한국음식을 훨씬 좋아한다. “제 입맛에는 한식이 더 맞는 듯합니다. 특히, 밥 먹을 때 ‘김치’는 무조건 있어야 합니다.” 언제나 한국인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부족한 한국어 실력을 보충하기 위해 고등학교 때부터는 독학으로 한글과 한국어를 꾸준히 공부해왔다.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삼성이노베이션 뮤지엄)를 견학하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그는 “자동차의 실내공간과 디자인 측면에서 도요타 등의 일본 자동차보다 한국 브랜드의 자동차에 더 정이 간다”며 “이번 모국 방문 프로그램 중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견학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외가 친척들을 보고자 1년에 한두 번은 꼭 한국을 방문하지만, 대한민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고 곳곳의 유적지와 다양한 관광명소도 둘러볼 수 있는 ‘세계한민족청년지도자대회’에 꼭 참가하라는 어머니의 특명이 있었다고 한다.
비록 여권에는 일본국적으로 나오지만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승훈씨는 일본에 계신 어머니에게 “한국사람으로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