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푸드 ‘한식’, 홍콩 소비자들 입맛 사로잡고 있어”
“슬로푸드 ‘한식’, 홍콩 소비자들 입맛 사로잡고 있어”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6.08.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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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광동 주홍콩총영사 “홍콩,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국제도시”

“홍콩·마카오 방문하는 일시체류 재외국민만 1만여명”

▲ 김광동 주홍콩총영사.

김광동 주홍콩총영사는 “1949년에 창립된 홍콩한인회(홍콩한국교민회, 초대회장 진태균)는 아시아권 내에서도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 한인회”라고 강조했다. 김 총영사와의 서면 인터뷰에 따르면, 1950-60년대 상사주재원으로 출국했던 한인들이 주축이 돼 초창기 동포사회를 형성했다. 70-80년대에 한·홍콩 간 수출증가 추세에 힘입어 보다 안정적인 한인사회를 이뤄왔다. 특히, 90년 후반 IMF 외환위기 이후 상사주재원들이 대거 잔류함에 따라 상공인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고, 한인사회 규모도 확대됐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중국 경제성장에 힘입어 내륙으로 진출하는 교민들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홍콩지역 재외국민 수는 감소추세로 돌아섰고, 최근 5년간 인구수는 별다른 증감 없이 현재 약 1만3,000여명(영주권자 5,500명 포함) 수준으로 한인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김 총영사는 “홍콩의 주택, 사무실 임차료 등이 비싸고, 고물가 지역임에 따라 인근 선전(深圳) 등지로 이주하는 교민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홍콩과 마카오를 방문하는 국내 관광객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일시 체류자가 매일 1만 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를 재외국민 수에 포함시킬 경우, 홍콩에 체류하는 재외국민 수는 실제로 약 2만3,000명에 달해 아시아권에서도 상당히 규모가 있는 한인사회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현지 교민들은 대부분 무역업, 유통업, 요식업, 여행업, 창고·물류업, 임대업 등에 종사하며, 한인단체 중에서도 213개의 회원사가 있는 한인상공회가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에서는 7년 이상 계속해 거주 체류시 영주권(Permanent Identity Card) 신청자격을 부여받고 심사 통과시 영주권을 부여받을 수 있으며, 영주권 취득 후에는 참정권 행사도 가능하다고 한다.

▲ 지난 5월 민주평통 홍콩지회가 주관한 통일강연회를 후원한 김광동 주홍콩총영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홍콩·마카오 특수성 감안, ‘맞춤식 영사서비스’ 제공”

주홍콩총영사관은 기본적 영사업무 외에 홍콩·마카오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한 ‘맞춤식 영사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방문객들이 최근 급증함에 따라 토·일요일, 휴무일, 일과시간외 당직 근무제 실시, 해외여행자 안전을 위한 신속 송금제도 이행, 여행자 분실물 찾아주기 등을 운영 중이다.

또, 찾아가는 영사서비스를 구현하는 차원에서 재외국민 2세 자녀교육을 위한 ‘한국국제학교 명문학교 만들기 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한인사회 유력인사 초청 간담회도 개최하고 있다. 김 총영사는 “이를 통해 공관과 한인사회 인사간 소통채널을 강화하고, 관내 10개 한인교회 순회 방문을 통해 한인사회 정보전달과 여론 청취 등에도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마카오 관광객 사건사고자 신속대응 지원, 카지노 도박 여행객 사건사고자에 대한 신속대처, 마카오 정기 순회영사 활동 등 재외국민보호 차원에서 관할지역인 마카오 영사지원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 지난 3월23일 서울시 중구에 있는 문화창조벤처단지(청계천 옛 관광공사)에서 진행된 문화창조융합벨트와 홍콩의 복합문화예술공간인 피엠큐(PMQ, Police Married Quarters) 간의 융·복합 콘텐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식에 참석한 김광동 총영사가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왼쪽부터 김광동 총영사, 홍콩상업경제개발부 그레고리 소(Gregory So) 장관, PMQ 빅터 창 대표.[사진제공=주홍콩총영사관]

이외에도 한국과 홍콩의 청년·대학생들이 상대국에서 체류하면서 언어를 익히고 문화를 이해하는 한편 취업의 기회도 제공하기 위한 워킹홀리데이(Working Holiday) 프로그램을 적극 실시 중인데, 총영사관은 지난 2015년 한·홍콩 정부간 합의를 거쳐 워킹홀리데이 쿼터를 500명에서 1,000명으로 2배 확대·운영 중이다.

김 총영사는 “홍콩 한인사회는 지난 60여년의 긴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안정적이고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자체적으로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유익하고 다양한 정보들이 기업인들과 교민들 사이에서 교류되고 있으며, 교민들의 단합된 노력과 정성으로 교민 2~3세들을 위한 한국국제학교(KIS) 설립과 같은 큰 업적을 이루기도 했다.

물론, 낯선 문화와 제도를 가진 타지생활이라는 것이 늘 완전할 수는 없다. 홍콩 의료기관은 크게 공립병원과 사립병원으로 나뉘는데, 공립병원의 경우 경제적 부담이 덜한 대신 상당히 긴 대기시간을 요구하며(특정 과목의 진찰을 위해 수개월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음), 사립병원은 공보험이 잘 정착된 한국에 비해 상상하기 힘든 수준의 높은 의료비를 요구해 간혹 교민들의 일상생활에 어려움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고 한다.

▲ 홍콩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광동 총영사.[사진제공=주홍콩총영사관]

“한식당만 300개 이상… 2년 만에 두 배 늘어”

홍콩에서도 우리 한식의 인지도는 매우 높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로 인해 홍콩에서도 치맥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침사추이(尖沙咀)의 한국 치킨 전문점에서는 치킨과 맥주를 먹기 위해 1시간이상 줄을 서야할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2013년 이전 150여개였던 홍콩 내 한식당의 수가 2015년에 300개 이상으로 2배 이상 확대됨에 따라 한국의 식품 및 식재료들도 수출이 확대돼 4억불이 넘는 수출시장으로 성장했다.

K-POP과 K-Drama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한국을 찾는 여행객 수도 늘어나 2015년에 53만 여명의 홍콩 여행객들이 한국을 방문해 쇼핑과 한식을 즐겼다. 김 총영사는 “실제로 홍콩의 음식 트렌드도 ‘웰빙과 식품의 안전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웰빙 트렌드에 부합하는 슬로푸드인 우리 한식은 맛과 영양 면에서 홍콩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어 앞으로도 홍콩에서 한식은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광동 총영사가 지난 7월24일 열린 한우 홍콩 수출 기념행사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한류 콘텐츠와 더불어 지난해 11월 한-홍 양국 간의 한우 수출검역협정이 체결됨에 따라 한국의 최고급 식재료인 한우가 세계 최초로 홍콩시장에 수출됐다. 일본의 최고급 소고기인 와규(和牛)보다 더 비싼 값에 유통되고 있으며, 홍콩시장 내에서도 5성급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급 식재료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Super Connector 홍콩, 21세기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

김 총영사는 “홍콩은 중화권 시장의 소비자 반응을 가장 먼저 알아볼 수 있는 테스트 시장”이라며, “홍콩에서 유행한 제품이 수개월 후 중국이나 동남아 시장에서 다시 유행을 하는 패턴을 자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은 아주 오래 전부터 홍콩이 보유한 유행 선도성 때문이며, 중국과 주변 동남아 지역에서 연간 4,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SNS가 발달한 요즘 바이럴마케팅(Viral Marketing)을 활용하기에 적절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렁춘잉(梁振英·왼쪽) 홍콩 행정수반과 김광동 총영사.

요컨대, 중국시장이나 동남아지역 진출을 계획하는 한국 기업의 입장에서도 홍콩을 전략적 마케팅 시장으로 적극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총영사는 “홍콩은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국제적 도시”라고 역설했다. 경제적으로는 1인당 GDP가 미화기준 4만2,000불을 넘고, 2015년 기준 기업공개(IPO) 규모가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이기도 하다.

문화적으로는 1970-1990년대 아시아 문화의 중심지였으며, 지금도 서양과 동양의 문화교류 플랫폼으로서 역할하고 있다. 콤팩트한 이미지의 글로벌 도시 홍콩은 최근 ‘Super Connector’라는 기치를 내걸고 전 세계의 경제적․문화적 가치가 교류되는 21세기형 글로벌 플랫폼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한국 기업과 국민들이 홍콩의 지리적,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세계시장 진출의 좋은 디딤돌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총영사는 “총영사관과 무역관이 제공하는 경제·통상·무역 관련 정보를 참고해 홍콩진출에 유익하게 활용하길 바란다”며 “홍콩 한인상공회의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생생한 사업정보도 십분 활용하길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 김광동 총영사는 지난해 12월8일 주홍콩총영사관과 한·홍콩 비즈니스 카운슬(HKKBC)이 공동 개최한 ‘2016 아시아 경기전망 세미나’에 참석해 조나단최(Jonathan Choi) HKKBC 회장(Sunwah Group 회장) 등 홍콩 경제계 인사들과 함께 한-홍콩 경제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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